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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 107년 8월 28일 열린마당 / 3단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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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해민교무 조회 201회 작성일 2022-09-02 10:00

본문

이 원상은 눈을 사용할 때에 쓰는 것이니
 원만구족한 것이며 지공무사한 것이로다
                    3단  김윤성

  31도의 고온다습한 한여름밤을 또 한해 보내며, 홍대앞 평생학습관에 가방을 메고 출석하면 아직도 학생인 듯하다. 컴퓨터활용과 서양고전 인문학을 가랑비에 옷 젖듯이 배우고 있다.
컴퓨터와 TV를 연결하는 케이블을 사거나, 교보에서 文史哲의 책을 주문하고 소유하는 맛이 제법 쏠쏠하다. 능동적 배움을 지속해서 좋고, 계몽기 시대의 상록수 소설에 나오는 야학같은 느낌이어서 더더욱 좋다.

 건축물은 설계도가 있고, 냉장고는 설명서가 있다. 인간이 창조되어 지상에 내보내어졌을 때 설명서를 빠뜨리고 와서 잃어버린 것을 복원하고 있는 것이 의학서적이라 한다. 正典은 잃어버린 우리마음을 회복하는 대종사님의 설명서이자 설계도이다.

 능엄경에 ‘見猶離見 見不能及’말씀이 있습니다. 능히 보는 자성을 보려면, 반드시 능히 봄(能見)과 보여짐(所見)을 반드시 떠나야한다. 능히 보는 자성의 본체인 성품은 능히 보는 능견과 보여지는 소견이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남회근 저/송찬문 역579p>

 무대에서 표현하는 연극은 배우의 눈이 아닌 객석에 있는 관객의 눈으로 봐야 하는 것은 주체와 대상을 초월한 마음의 눈이기 때문이며, 일상에서 부딪히는 경계를 성품에 비추어 원래 모습으로 회복하는 것은 훈련과 주의로써 생기는 반복의 결과이다.
一目瞭(밝을료)然이 대상의 내용을 잘 파악 하는 것 보다 체계적으로 분류종합정리에 호응하는 의미가 자연스럽듯이 말이다.

 정전에서 정신이라 함은~. 수양이라 함은~. 일원은 입정처요 생사문인 바와 같이 새로운 용어가 나올 때마다 정의를 내려주며 전개하는 정전구절의 흐름을 아주 좋아한다. 이 정의가 얼마나 간단하고 명증clarté 한가?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하게’는 정의가 없으나 성품을 드러나게 하는 좌산상사님의 ‘보고 보고 또보고 안보아도 보일 때까지’처럼 눈을 사용하는데 그 정도를 나타내는 부사적 기능으로 여겨진다. 無私는 公이 至極한 경지처럼 최고가 아닌, 순위나 순번이 일위나 일번이 아닌, 끝이 없거나 위가 없거나, 頂上이나 도달점이 없는 수준을 말한다.

 요사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인문학 고전시간에 만나게 되었다. 국가가 믿는 신에 대한 불경죄와 청년들을 선동한 죄로 소피스트와 보수주의자들이 고소한 재판에서 소크라테스 자신은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죽음을 선고한 멜라토스와 배심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다며 죽음을 기꺼이 택한다. 無知의 知者로서 너 자신을 알라는 성현의 모습을 생각하며, 어리석은 중생으로서  일원상의 진리를 여전히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주지함으로써 다시 태어나도 또다시 이 길을 찾아오기를 기원해 본다.